최근 연금저축과 ISA에서 해외ETF의 중복과세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해외 ETF 중복과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모든 해외투자형 펀드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조치가 변경됩니다. 이는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이중과세를 막기 위해서 인데요. 종전까지는 자산운용사들이 외국에서 현지 세율에 따라 배당금을 받아오면 한국 국세청이 납부한 세액만큼 선환급해 줬습니다. 이중과세 정산 시점이 투자자 배당금 지급 단계로 바뀐 게 세제 개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계좌에서는 투자자가 배당금을 받을 때 현지에서 세금을 뗀 금액이 감안돼 자동으로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습니다.
현재 미국은 배당소득세(15%)가 한국(14%, 지방소득세 제외)보다 높기 때문에 더 내는 세금도 없습니다.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는 사람들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중국 과세당국은 배당소득세 10%를 부과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4.4%(지방소득세 포함)가 국내에서 추가로 원천징수된다는 점이 달라지긴 합니다.
문제는 절세 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연금저축펀드 등에서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입니다.
자산운용사는 기존과 달리 국세청 선환급액이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세금을 떼고 남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서 현재 TIGER ETF에서 배당금이 엄청 삭감되었는데요. 배당금에 한해 ISA(9.9%), 연금계좌(3.3~5.5%)의 저율 과세는 물론 과세이연 혜택도 사라지는 셈입니다. ISA의 비과세 한도 200만~400만원도 적용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해외 ETF 투자 변화
사실 각 증권사는 연금계좌에서 해외 ETF를 투자해서 과세이연, 저율과세, 손익통산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광고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도가 변경되면서 연금계좌에서 국내 상장된 미국ETF에 투자해 배당을 받는 경우, 미국에서 15% 배당소득세를 떼고 배당을 받은 후 연금을 찾을 때 다시 3~5%의 연금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종전에는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면 배당소득세 과세가 이연되고, 연금을 찾을 때 연금소득세만 부과됐습니다. 하지만 해외 ETF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정부가 선지급해야 하는 세금이 많아지면서 이 제도를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젠 배당소득세가 과세되는 것은 물론 같은 소득에 대해 연금소득세까지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차라리 직접 SCHD와 같은 해외ETF 상품을 직접 투자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해외ETF가 아닌 국내 ETF를 투자한다면 매력이 있지만 국내 주가의 경우 몇년째 헤메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체들 역시 투자자들이 떠날까 ETF 수수료를 1/10로 낮추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은 삼성자산을 따라 잡기 위해서 최저 수수료로 먼저 나섰고 삼성운용도 이에 뒤질까봐 바로 총보수 인하를 했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0.0068%로 내리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지수 추종 ETF의 최저 보수는 삼성자산운용의 연 0.0099%였습니다.
이에 삼성운용은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지수 추종 ETF 2종의 총보수(운용 수수료 및 기타 운영 비용)를 기존 0.0099%에서 0.0062%로 낮춘다고 7일 발표했습니다. 전날 미래에셋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0.07%에서 10분의 1 수준인 0.0068%로 내리자 더 낮게 책정한 것인데요.
두 운용사는 ETF 시장에서 사활을 건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운용의 ETF 점유율은 2020년 말까지 50%를 웃돌았으나 현재 38.1%로 떨어진 상황인데요.. 미래에셋 점유율은 35.6%로, 두 운용사 간 격차가 2.5%포인트에 불과합니다.
과연 이번 중복과세로 인한 ETF 시장의 변화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