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2025년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최근 소비 시장에서 ‘욜로(YOLO)’와 ‘플렉스(Flex)’의 시대가 저물고, ‘요노(YONO)’와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욜로’가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메시지였다면, ‘요노’는 ‘You Only Need One’의 약자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실용적인 소비 방식을 의미합니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를 뜻하며, 과시적인 소비보다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3고(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시대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 새해 소비 트렌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7%가 ‘불필요한 물건 구매를 자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답했으며, 89.7%는 ‘보여지는 소비보다 실용적인 소비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요노족 확산 이유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청년층에서 요노와 같은 소비 방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는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서 Z세대 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7%가 최소한의 소비를 지향하는 YONO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 설문 결과는 YONO족의 등장이 단순한 개인적 선택을 넘어, 젊은 세대의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자발적 절약보다는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시사점이 많습니다. 경제적 이유 뿐만 아니라 동시에 ESG로 대표되는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거나 사용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당근과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과 대여 서비스, 공유 서비스의 활성화 역시 YONO족의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인데요.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필요할 때만 빌리는 ‘에어비앤비’, 차량 공유 ‘소카’ 등이 널리 퍼진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공유하는 방식이 편리하고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소유보다는 대여와 공유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표 역시 그러한 점을 뒷받침 하는데요. 유통업계에서는 요노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생활용품 전문점 아성다이소는 5천원 이하의 균일가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연 매출 4조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매장 수도 2021년 1,390개에서 2023년 1,519개로 증가했습니다.
커피 업계도 요노족을 겨냥한 저가 커피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메가MGC커피와 빽다방은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내세우며 2020년 이후 급격히 매장을 늘렸습니다. 메가MGC커피는 2020년 1,188곳에서 2023년 3,300곳으로, 빽다방은 1,725곳의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실속 있는 소비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보하 트렌드
아보하의 첫 번째 단면은 ‘일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치한 영화를 보며, 장난감을 모으며, 맥주와 함께 야구 중계를 보며, 각자의 일상에 몰두하는 하루에 감사하는 것인데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일상 활동이 대표적입니다. 예전과 달리 잘 먹는다고 해서 인스타에서 갈만한 근사한 외식을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집밥 등을 먹으며 쉬는 것을 말하죠.
‘잘 먹기’와 함께 부상하는 활동은 ‘잘 쉬기’입니다. 예전에 한국인들은 ‘쉼’에서조차도 생산성을 찾았습니다.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면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기 일쑤인데요. 잘 쉬기 위해서는 적어도 바다가 보이는 호텔을 찾거나, 숲속 산장 정도는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하며 호캉스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런 생산적인 쉼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틱톡에서 15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인 단어 ‘베드로팅(Bed-rotting)’이 대표적입니다. 베드로팅은 번역 그대로 ‘침대에서 썩는다’는 의미로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기, 침대에서 넷플릭스 보기, 침대에서 야식 먹기 등이 해당됩니다.
한편, ‘아보하’ 트렌드는 경제적 양극화 심화와 소셜미디어의 과시적 문화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생활용품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한샘의 리클라이너 소파는 지난해 대비 25%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집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무사히 하루를 보내는 소박한 행복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요노’와 ‘아보하’라는 키워드가 우리의 소비 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킬 것입니다.